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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애체장인은 실존했을까? (3) – 조선 장인의 삶과 기술

by 해와달과별과함께 2025. 5. 14.

조선 장인의 삶과 기술

사극 『귀궁』에 등장하는 ‘애체장인’은 안경을 제작해 궁궐에 납품하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실제 역사에서도 그러한 장인이 있었을까요?
이번 편에서는 조선시대 안경 제작에 참여한 장인들의 실체와 사회적 위치를 추적합니다.

 


🎬 사극 속 ‘애체장인’은 어디까지 사실일까?

『귀궁』 속 ‘애체장인’은 극적 장치로서 흥미롭지만,
‘애체장인’이라는 직업명은 역사 문헌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안경을 제작했던 장인 자체는 실존했습니다.
그들은 특정 직명 없이 기술 직군에 소속된 중인 계층의 장인들이었고,
조선 후기까지 고급 렌즈와 안경테를 정밀하게 제작해 왕실과 민간에 공급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장인이 렌즈를 가공하는 모습

🧑‍🏭 장인의 정체 – 유리공, 세공 장인, 광학 기술자

조선의 안경 제작 장인은 아래와 같은 기술 직군에 속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유리공(玻璃工): 유리, 렌즈, 망원경 등 제작 기술자
  • 세공 장인: 금속·대모·우각 안경테 정밀 가공자
  • 침반 제작자: 정밀 광학 도구 제작을 담당했던 장인

이들은 보통 중인(中人) 계층으로 분류되며,
정규 관료 신분은 아니었지만 기술 전문성을 인정받은 계층이었습니다.


양반이 안경을 써보는 모습

🏛️ 궁궐과 장인의 관계 – 직접 입궁? 외부 납품?

‘애체장인’이 궁 안에서 상시 근무했다는 기록은 확인되지 않지만,
왕실에서 외부 장인을 통해 고급 안경을 납품받은 정황은 분명합니다.

  • 공조(工曹), 사옹원(內需司) 등 관청이 물품을 발주
  • 경주, 한양 등의 장인 또는 상인을 통해 간접 납품
  • 『정조실록』에는 정조의 안경 사용 일화가 기록됨

따라서 드라마 속 설정은 극적 상상에 기반하되, 실마리는 있는 서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장인의 작업 환경 – 공방, 시장, 연고지 기반

장인들은 주로 소규모 공방에서 다음과 같은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 경주 지역: 수정 채굴·가공, 렌즈 연마
  • 한양 종로, 남대문 시장: 안경 유통 및 판매
  • 목재·금속·대모 세공까지 담당

특히 경주 남석은 품질이 뛰어나 동아시아에서도 경쟁력이 있었고,
그 지역 장인들은 수정 연마 기술을 세습하거나 도제식으로 전승했습니다.


안경을 납품하는 장면

💰 장인의 수입과 생계

조선 후기 장인들의 생계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었습니다:

  • 고급 안경 제작 → 왕실/양반가 납품 → 고가 수익
  • 보급형 안경 → 민간 유통 → 지속적 판매
  • 다른 분야 병행: 유리구슬, 장신구, 침반 등 부가 제작

안경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긴 어려웠기에,
기술을 다방면으로 활용해 수입을 보전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조선 중인의 장인이 작업실에 있는 모습

🤝 장인의 사회적 위상 – 낮은 신분, 높은 기술력

조선은 양반 중심 사회였지만,
중인 계층 기술자는 전문 지식과 기능으로 인정받는 존재였습니다.

특히 안경과 같은 고급 물품을 제작하는 장인은

  • 지식인과 교류,
  • 왕실/양반가와 연결,
  • 문화·문명의 전달자 역할도 수행했습니다.

📌 정리 요약

  • ‘애체장인’은 역사에 등장하지 않지만, 안경 제작 장인은 실존
  • 유리공, 세공 장인, 침반 제작자 등으로 활동
  • 경주·한양 중심의 공방, 민간 유통망 존재
  • 고급 안경은 상류층 상징이자 정밀 기술의 결정체
  • 중인 계층 장인은 기술 기반 사회적 신뢰 형성

🔜 다음 글 예고

👉 다음 편에서는 조선 장인들이 어떻게 렌즈를 연마했는지,
수정과 숫돌로 구현한 광학 기술의 정점을 탐구합니다.

"실제로 존재했던 기술자들의 손끝에서, 조선의 지식과 예술은 빛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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